노사협조와 투명경영의 선구자 - 이윤은 교육사업으로

진통·소염제로 유명한 유한양행이 창업 10년이 되는 1936년에 주식회사로 전환한 이래, 약 70년간에 걸쳐 투명경영과 노사협조를 통해 지속적인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격동의 시대를 거쳐온 한국사회에 있어서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기업은 사회의 것이다. 기업가는 단순히 인수하여 경영하는 것 뿐이라는 창업자의 이념을 바탕으로, 세계의 어느 기업보다도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차중근(車重根·59) 사장은 유한양행의 흑자경영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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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민지시대인 1926년에 유한양행을 창립한 것은 유일한(柳一韓) 박사. 미국 유학에서 귀국한 후, 연희전문학교에서 교수직 의뢰를 받았지만, 민족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 더 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실업가의 길을 선택했다. 평양에서 잡화상을 하고 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류(柳)박사는 사업면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었으나, 창업이 단순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음은 그 후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업이 궤도에 들어선 1954년, 사재를 투자하여 '고려공과기술학교'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1960년대에는 한국직업학원과 유한공업고등학교, 유한중학교를 잇따라 설립, 교육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971년 유(柳)박사가 타계한 후에는, 본인 소유의 전재산을 유한재단에 기부했다.

일제시대, 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민중의 건강을 생각하며 의약품을 판매, 거기에서 생긴 이익금을 교육사업에 환원했다. 모든 것이 민족애 정신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1991년에 타계한 유(柳)박사의 딸도, 부친을 본받아 유한양행의 주식과 전재산을 유한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유(柳)박사의 자손은 미국에 거주하며, 회사경영에는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

약품을 판매하여 생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정직한 기업'을 표어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야말로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오늘날 한국내의 존경받는 기업 10위 안에 항상 오르고 있다.

사원들은 이러한 철학을 기업이념으로 결속해 왔다. 1989년에 러시아로 수출한 30억원어치 해열제의 납기를 지키기 위해, 전사원이 하나되어 4개월간에 걸쳐 잔업을 계속했다.

1997년 환율위기 때에는, 사원들이 매년 600% 이상 지급받고 있던 보너스를 반환하고, '30분 더 일하기 운동'을 실천했다.

차(車)사장은 "이러한 사원이야말로 가장 큰 보물"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창업자가 은퇴하고 난 후, 역대 사장들을 보면 모두 평사원 출신들 뿐이다. "사원이라면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사원에게 활력과 애사정신을 배양시킨다.

주식회사로 전환했을 때,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종업원에게 주식을 분배하는 사원 소유주제도를 실시했으며, 1998년에도 한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옵션(주식취득)제도를 도입했다.

주 1회 실시하는 사장과 노동조합과의 대화는 관례로써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1975년에 노동조합이 설립된지 30년간, 노사분쟁이 없다는 기록을 지키고 있다. 창업자의 민족애와 철학의 정신이 전사원에게 계승되고 있다.

(2005-05-1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