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포가 「자료관」설립에 참가를
자신의 역사 발굴을 위해서도

「재일한국인 역사자료관」(가칭)의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의 역사를 드러내는 귀중한 역사자료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그 중에는, 조사위원회가 탐낼 만한 '도항증명서'나 '쿄와카이(協和會) 수첩' 등도 있다.

민단은, 을사조약(조선통감부 설치 등을 포함한 제2차 한일협약)이 체결된 1905년을, 재일동포사회의 기점으로 평가해 왔다. 우리 사회가, 이 조약에 의해 실질화 된 식민지 지배로 생겨났다라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많은 재일1세가 세상을 떠나고, 2세의 고령화에 의해, 재일동포에게 관련된 자료수집·정리·보존·공개를 위한 역사자료 보존 이용기관·공문서를 요구하는 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재일 100년'이자 '조국 광복 60년'이라는 역사적인 해가 되는 2005년을 향해, 그것은 열망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귀중한 민속적 자료

자료관은 크게 생활 용구·사진 등의 전시코너, 영상·음성의 시청각코너, 도서·문헌 열람코너 등 세개 코너로 구성될 예정이다.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보통, 세가지가 있다. 유적이나 유물의 연구에 의한 고고학, 역사서 등의 문헌이나 문자 자료의 독해에 의한 문헌학, 그리고 도구·전승·예능 등의 민속자료를 통해 생활·문화를 조사하는 민속학이다. 재일역사와는 관계없는 고고학적인 수단을 제외한다고 하면, 자료관은 역사에 친밀감을 느끼기 쉬운 전통적인 구성이 된다.

열람코너는 이미 충실화가 예상되고 있다. 문헌학의 대상이 되는 소재는 과연 '언어의 민족'이라 불리울 만큼 풍부해, 수집은 비교적으로 쉬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衣)·식(食)·도구 등의 민속적인 자료와, 생활의 일면을 볼 수있는 사진이나 영상, 각 시대별로 동포의 사회적인 입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공정증서나 증표류이다.

젓가락이나 숫가락 등의 식기를 비롯하여 인두, 묵 등을 만들 때 이용한 맷돌, 베틀, 한약 조제기구나 약상자, 관혼상제 용구, 엿장사의 가위, 막걸리나 소주, 또 담배제조 기구류 등, 반드시 전시하고 싶은 것들이다. 증명·가족·스냅 사진, 8밀리나 비디오, 조선호적이나 족보, 초기 외국인등록증명서 등도 전시하고 싶다. 자서전·회고록도 아직 부족한 상태이고, 편지 등 서신류도 빠뜨릴 수 없다. 정치적인 전단지류는 물론, 초창기의 빠찡코점의 광고지나 한국 식당의 메뉴조차 귀중한 자료가 된다.

기억의 고층(古層)발굴

보따리 하나에 몸 하나 달랑의 신세로, 해방 후에도 많은 동포가 일본 각지를 이동했기 때문에, 그러한 물건의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자체가 고난으로 가득 찬 인생이었음을 대변해 준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 아직 묻혀있는 채로 있는 물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겹겹이 겹친 기억의 고층를 찾아, 이것들을 발굴하고 싶은 것이다.

재일동포 2세가 앞장서 뛰어든 1960년대 청년학생 운동속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열창하던 동포가 작사·작곡한 노래나 가사만 바꾼 노래를, 보존하고 있던 악보나 기억을 기초로 복원해, 왕년의 동료들의 합창을 CD에 남기려는 기획도 있다. 이것도, 묻혀져 사라졌을지도 모를 역사를 전할 수 있는 하나의 전형이 될 것이다.

'역사란'이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반드시 인용되는 것은, '현재와 과거와의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 '과거는 현재라는 빛을 받아 비로소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과거의 빛에 비추어야 비로소 우리는 현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E·H Carr(1892~1982)의 말이다. 이에 비추어보면, 자료관에 대한 뜨거운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재일동포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스스로의 역사가 발하는 빛을 필요로 하기에 이르렀다는 증거라 생각하고 싶다.

두 번 다시 없는 절호의 기회

재일동포는 한국, 북한, 일본의 틈에서 국가적인 보호없이 살아오면서 세 나라의 역사과정에 포함되면서도 독자적인 역사를 개척해 왔다. 국사나 민족사에 정식으로 포함되지 못하는 그것은, 세 나라의 역사를 역으로 조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재일 100년'을 소상하게 밝히는 자료실 개설에, 마지막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개설 준비에 전동포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참획을 불어넣는다면, 그 과정은'역사관에 의해 유지되어 온 자의식'의 확립에 공헌해, 공동체 의식의 재구축에 이바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민단에서는 중앙 민족교육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내년 6월을 목표로 '재일한국인의 역사교과서'(가칭)을 발간할 예정이다. '교과서'는 학자나 전문가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자료관에는 "어?　내가?"라며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재일동포 역사의 주체는 동포 자신과 다름없다. 묻혀 있는 역사를 말하는 '물건'을 발굴하는 것은, 자신의 역사의 재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자신과 가족을 역사를 통해 일체화시키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2004-10-06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