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젊은이들에 재일교포 역사 알리는데 민단 창단 70주년 기념사업 역점"



“현재 재일교포 1세대는 거의 돌아가시고 2·3·4세대가 중심이 돼 있습니다. 이들은 모국에 대한 정체성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단 창단 70주년을 계기로 이들이 재일교포들의 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이 살아온 길을 다시 찾아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싶습니다.”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중앙본부 단장은 이를 위해 올해 많은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1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뒤 숙소인 세종호텔에서 오 단장을 만나 기념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

-박원순 시장과는 어떤 말을 주로 나눴습니까?

“한국 젊은이들이 민단을 잘 모릅니다. 파독광부나 간호사 얘기는 나오지만 재일교포 얘기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재일교포들의 삶을 알리기 위해 시청에서 사진 전시회를 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한 협조 등을 요청했습니다.”

-7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국에서 어떤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나요?

“사진전을 서울시청에서 여는 것 외에 국회에서도 열려고 합니다. 젊은 국회의원들이 민단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교과서에 재일교포 역사를 실어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와 관련된 심포지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차세대 육성과 관련해 7월께 초등학생 4~6학년 500명, 중·고·대학생 150명씩이 한국에서 연수를 하려고 합니다. 이와 별도로 8월에는 청년 300명도 한국의 실상을 보기 위한 연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재일민단과 재일교포들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 위해 KBS가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어떤 행사들이 준비됩니까?

“민단 창단 70주년이 되는 10월3일에는 일본에서 1,000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기념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또 같은달에 민단 각 지방본부별로 일본인들과 함께 하는 축제 성격의 ‘마당’ 행사를 성대하게 열 생각입니다.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억유산 등록도 열심히 추진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위안부 문제 합의 뒤 일본 내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70주년 기념사업 외에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어떤 게 있습니까?

“한글학교가 없는 지역에 한글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4개뿐인데, 교포들이 많이 사는 가나가와, 아이치, 고베,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에도 한글학교가 필요합니다. 사실 일본에서도 학생들이 많이 줄어 폐교들이 많아 이를 빌려쓰면 많은 돈이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민단 창단 70주년을 맞아 고국에 계신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현재 재일교포들이 우리말을 잘 몰라도 한국 국적을 가지고 계신 분이 40만명이 남아 있습니다. 특별영주권을 받으신 분이 53만명인데 아직 40만명이 남아있는 것은 놀라운 사실입니다. 1952년 이후 귀화한 분이 30여만명인데 그 수보다 많은 것이죠. 이걸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한국 국적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일본에서도 차별받으면서 한국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별영주권자 가운데 한국에 와서 결혼해 생활하고 계신 분들은 보육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외국 국적을 갖고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받고 있지만 외국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한국 국적자는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이 조금씩 바로잡아졌으면 합니다.

또 OECD 국가들이 서로 외국 거주자들의 자국 내 자산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관련 정보 등을 재일교포들에게 잘 알려주지 않으니 세금문제 등에서 가산금을 문다든지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정되는 법령이나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셨으면 합니다.”

(2016-02-12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