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에 거주하는 재일한국인이 '지하은행'을 운영하며 북한에 부정으로 송금하고 있었다 하여 체포됐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 용의자는 몇년에 걸쳐 재일한국인 10여명의 송금의뢰자로부터 자신의 은행계좌 등에 수수료를 더한 총 430만엔을 입금시켜 북한에 있는 친동생을 거쳐 의뢰자의 친족들에게 송금하고 있었다.

작아진 송금수단

북한을 대상으로 '지하은행'의 존재는 상정 범위내라고는 하지만 적발로 인해 그것이 처음으로 확인된 점, 취급금액이 지극히 작았다는 사실에 재일동포는 복잡한 생각으로 수사의 진전을 지켜보고 있다.

북한 독재정권은, 일본인 납치사건과 그 해결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 나아가서는 핵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 파괴병기의 개발·실험으로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심한 제재를 받고 있다. 재일동포의 북한 방문이나 송금 루트도 자연스레 제약되어 왔다.

북한에 친족이 있는 동포들은 말한다. 현재의 대북 송금루트는 자기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인편을 통해, 베이징을 경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북한의 일반주민이 은행에 개인계좌를 갖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당국의 허가 없이 인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용의자로부터 친동생에게 어떠한 루트로 송금된 것일까.

과거에는 1년에 여러번, 지금도 2, 3년에 1번은 북한을 방문한다는 동포는 불분명한 점이 많다고 하면서 "이 뉴스로 느낀 것은 송금의뢰자는 결코 유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하나, 또 하나는 아직 북한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는 정이 있는 동포가 있었다는 점이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몇십년이나 되는 기간동안 돈과 물건을 보내온 동포들은 끝이 없는 상황에 지칠대로 지쳐 이미 포기한 상태다. 밀고로 인한 사상탄압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당귀국자 가정은 괴멸상태에 가깝다. 내가 아는 한 송금한다 한들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는 귀국자 세대는 100도 채 안될 것이다".

끊어지면 지옥

일본에 돌아온 탈북자들도 말한다. 1961년 5월에 11살의 나이로 북에 간 여성은 "언제 굶어죽어도 이상할 것 없었는데 같은 귀국자에게 시집간 덕분에 친척이 보내준 돈과 장사를 하면서 그럭저럭 목숨을 부지했다"며 "송금이 있냐 없냐로 천국과 지옥으로 달라진다. 무엇을 하더라도 뇌물이 필요하고, 귀국자는 현지 사람보다 2~3배가 필요했다"고 회고한다.

재일2세이자 의사인 아버지, 교사인 어머니라는 엘리트 사이에서 태어난 귀국자 2세 여성은 "귀국시에 가져온 아버지의 재산과 돈으로 20년 가까이는 주위보다 넉넉한 생활을 했지만 어머니의 친척이 번죄자로 몰리게 되면서 자신들도 농촌으로 쫓겨나 생활이 일변했다"고 말한다.

100명이 되는지 않되는지는 둘째치고 재일탈북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귀국자 1세와 2세의 사망, 정치적인 탄압과 생활고로 가정이 붕괴되고, 소재불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다. 일본에 있는 가족 사이에는 피로와 포기, 나아가서는 '북에 가족은 없다. 없었다"고 생각하려는 뇌속 정보조작마저 눈에 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이 '낙원'과는 전혀 관계없는 실태가 밝혀진 이후 오히려 북송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제2차 세계대전 후에도 최대급의 비인도적 사업의 제일당사자인 총련은 사실이 풍화되기만을 오로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일본에서도 당사자들에 의해 북에서의 비참한 생활실태가 적나라하게 밝혀지기 시작했다. '지하은행' 사건처럼 북송동포와 그 가족의 슬픈 실태를 부각시키는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탈북자의 일본 입국이 증가함에 따라 그 죄과가 더욱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다.

죄과를 쌓지말라

북의 독재체제는 현상대로도 살아남을 수 없고, 설사 대미, 대일 국교가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존속할 수 없다. 개혁개방이 없으면 내일이 없다는 것은 북 당국에 연좌한 총련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탈북자에 대해 '공화국의 배신자'라고 매도하고 민단의 탈북자 지원센터에도 해산압력을 가하는 체질은 죄과를 거듭하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총련과 북한, 나아가서는 일본의 관민을 내세운 캠페인에 저항하고 맹렬한 저지운동을 전개했다고는 하지만, 민단에는 자신들에게 더욱 힘이 있다면 북송동포수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회한이 있다. 12월14일로 북송 50년이 되는 지금은 적어도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이웃, 같은 부락의 주민들에게 따뜻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명심하고자 한다.

(2009-11-18 민단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