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일 : [20-04-08] 조회수 : 3848
신종 코로나, 재일동포 직격...민단 3·1절 행사 및 지방위·대회 연기
[ 관객이 크게 감소한 신오쿠보의 라이브하우스 ]
[ 쿄토 국제 중학교는 졸업식을 단축 실시했다 ]
[ 동경한국학교는 휴교중 예약 없는 방문객은 출입을 거절하고 있다 ]
[ 동경한국학교의 텅빈 교실에 남겨진 도시락 가방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해 민단 사회와 재일동포 사회, 주일 한국 기관에서도 행사 연기와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민단 중앙본부는 단원들과 동포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3월 중 개최될 예정이었던 지방 위원회 대회 총회 및 일반 행사 연기를 지시한 업무연락을 전국 지방본부와 산하단체에 통보했다.
또 교포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하였고, 3월9일부터 한일 양국이 실시하고 있는 입국규제로 인해 모국 수학생과 일본으로 입국하는 한국 유학생들도 큰 영향을 받고있다.
◆학생회 KSJW 중단
민단 중앙본부는 3월 1일 개최 예정이던 3.1절 행사와 관련 행사를 전국 지방본부에 연기하도록 2월 26일 통보했으며, 산하 단체인 재일 한국학생회는 3월1일부터 3박 4일간 개최 예정이었던 민단 주최, 학생회 주관 KSJW(동계 재일 대학생 잼버리)를 취소했다.
KSJW는 1년간을 마무리하는 행사로 아이치, 오사카의 집행부와 함께 준비를 진행해 온 만큼, 집행부 멤버와 참가 예정 학생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회 중앙본부 이유해 회장은 “졸업을 앞둔 멤버들도 많고 마지막으로 모두 모이는 자리여서 슬픈 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또 재일 한국인 역사자료관도 매월 개최하고 있는 토요 세미나의 3월 개최를 중지했다. 민단 오사카 본부는 3월7일로 예정됐던 의결기관 연수를 연기했으며, 한국어 교실의 수료식도 연기했다.
중앙본부는 그동안 만원전철 혼잡을 피하기 위해 시간차 출퇴근을 실시해 왔으나 9일부터는 순번제 임시근무 체제로 임하기로 했으며 각 지방본부와 산하단체에도 실정에 맞는 근무태세를 취하도록 통보했다.
이미 도쿄와 홋카이도 지방본부도 시차 통근을 실시, 아이치에서는 출근자를 감소시켜 시차 통근과 재탹근무 체제를 취하고 있다.
한편 규약상 3월중에 개최가 의무화되어 있는 지방본부위원회 · 총회 · 대회에 대해서도 연기 통지를 보냈다. 아울러 4월 개최가 의무화되어 있는 지부 총회 · 대회에 대해서도 감염의 추이를 주시해 판단한다.
3월 개최를 준비하고있던 산하단체 대회도 연기됐다. 새 회장을 선출하는 부인회 중앙대회와 청년회 각 지방본부 대회도 4월 이후로 연기됐다. 아울러 학생회의 중앙, 아이치, 오사카의 각 대회도 연기된다. 이에 따라 4월 16일로 예정됐던 전국지방단장・중앙산하단체장회의 및 17일 전국사무국장회의도 연기된다.
아울러 각 지방본부와 지부에서 예정하고 있던 이벤트도 연기 또는 중지할것을 통보했다.
◆민족학교 모두 휴교 졸업식도 중단-간략화
오사카시의 금강학원은, 1월말부터 아동 · 학생들의 감염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손 씻기와 가글을 철저히 장려하고 있다. 하교 시간을 변경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왔으나, 2월 29일부터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백두학원도 2일부터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도쿄한국학교(신주쿠구)는 2월28일 예정이던 3.1절 기념 마라톤대회를 취소하고 2일부터 초중고부를 모두 휴교했다. 20일부터 봄방학을 포함하면 사실상 4월 7일까지 휴교한다. 다만 중고등부 기말시험은 16일 예정대로 실시한다.
부부 맞벌이를 하며 초등부 1학년 자녀를 보내는 김윤호(44・신주쿠구) 씨는 한국문화원내에 있는 aT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근무 중이다. 2일부터 결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 아이가 한 달 이상 쉬게 되는 것에 대해 "남편이 회사를 쉴 수 없기 때문에, 틈을 보면서 내가 쉬는 형태가 되지만, 근처의 아동 클럽에 보내는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교토시 교토국제학원은 5일부터 4월 6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한편 졸업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쿄한국학교는 초중학교 졸업식을 완전 취소하고 졸업장은 우편으로 보내기로 했다. 4월 7일로 예정했던 입학식도 교실 행사로 간소하게 치른다.
휴교 기간 중 약속 없는 방문객이나 마스크 미착용자는 일절 출입을 거절하고 있다. 중지된 졸업식 대책으로 송부할 예정인 졸업장은 아직 제작되지 않아 케이스는 상자 그대로다. 봄방학 외부 방문객은 외부 청소업체 직원뿐이다.
금강학원은 14일로 예정된 초중등학교 졸업식을 간략하게 치른다. 식전에 출석할 수 있는 것은 졸업생과 그 보호자, 및 교직원뿐. 백두학원도 14일 졸업장 수여식만 하고 사은회는 취소했다. 재학생은 휴교한다.
쿄토 국제 학원은 7일의 쿄토 국제 중학교 졸업장 수여식을 단축 실시했다.
또, 오사카부내 초·중학교 부설의 민족 학급(국제 학급)도 휴교 상태이기 때문에 수료식의 중지, 연기나 간소화를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 비자 무효의 경우도…유학생 개강 연기에 불안
9일부터 시행한 한일 양국의 입국 규제로 한국 대학 등에 유학하고 있는 재일 동포 자녀, 한국에서 일본에 유학 중인 학생들도 많은 영향을 받고있다.
재일 교포가 한국에 갈 경우 한국 여권 소지자는 입국이 가능하지만 검사를 받는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복수 국적자로 일본 여권만 소지하고 있는 경우는 비자도 취소됐으며 입국할 수 없다.
한편 한국에서 일본에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발급된 비자는 무효로 한국 여권으로는 입국할 수 없다. 다만 이미 일본에 거주하는 유학생 비자는 그대로 유효하다.
전 재일 한국인 유학생회 회장을 지낸 이석민 씨(23·와세다대학원)에 따르면 일시 귀국한 동료들이 8일까지 일본에 돌아왔다. 더불어 4월 6일부터 예정됐던 수업이 4월 20일 이후로 연기되고 있다.
한국의 연세대에 유학 중 일시적으로 일본에 귀국했던 재일 3세로 이중 국적자의 강서비 씨(20·도쿄)는 12일 츨국할 예정이었지만 한국이 일본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을 발표한 8일 뉴스를 듣고 급히 그 날의 마지막 편으로 한국에 돌아갔다. 다만 이 대학의 수업 개시가 4월 중순 이후까지 연기되어 있어 당분간 숙소에서 인터넷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어 학교도 대응에 고심
한국, 중국 등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다니는 어학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내의 일본어 학교에서는 2일부터 휴교, 17일로 예정하고 있던 졸업식에 맞추어, 입학식도 중지했다.
◆한국문화원은 휴관, 각종 강좌와 체육대회 잇달아 취소 결정
도쿄 신주쿠 한국문화원은 2월 29일부터 휴관했다.
갤러리 MI, 한마당 홀에서의 이번 달 행사는 모두 중지. 도서영상자료실은 도서 반납은 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하거나 평일 9~17시에 한해 1층 접수에서 반납하도록 했다.
세종학당 강좌(한국어, 문화강좌, 어린이문화교실, 중고생 한국어강좌)를 비롯해 태권도 교실 등은 휴강하고 있다. 한류 엔터테인먼트룸도 문을 닫았다.
오사카 한국문화원(키타구)은 '2020 한일 학생미술교류전'을 연기, '한국어 전국대회', '제1회 한국영화상영회'의 중지가 결정되었다.
전체시설(갤러리, 도서실, 누리홀 등)은 대관 및 이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세종학당(한국어 강좌)은 수강생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수강하고 있다.
도쿄 신주쿠 한국관광공사는 개관했지만 K스타일 허브를 휴관했다. 자료등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후쿠오카·하카타구 한국관광문화센터 코리아 플라자 후쿠오카는 이번 달 정기 문화 강좌를 전부 휴강했다. 4월부터 열리는 정기 문화 강좌는 검토후 공지할 예정이다.
재일본대한체육회 산하 재일본대한볼링협회는 3월 중 예정됐던 협회 공식 경기인 프로・아마츄어 선수들의 제3회 KBCJ컵 오픈 토너먼트 대회를 취소한 데 이어 골든위크에 열리는 어린이 볼링 교실도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 했다.
◆한류거리, 인파는 반감 신오쿠보 외국인 단체객 실종
한류의 거리로 연일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붐비던 신오쿠보의 한인타운도 예외는 아니다.
한식, 디저트, 한류용품과 코스메틱, 잡화 등의 상품을 찾아 2월 중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람이 오갔지만 3월 들어 인파는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있지만 이전에 비해 주부층은 보이지 않고 손님층은 10, 20대가 대부분이다. 인기 화장품 숍이나 스윗츠 숍은 붐비고 있지만, 신오쿠보 역까지 이어지던 대기줄은 사라졌다. 수학여행이나 외국 단체손님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식당에서는 손님이 줄었지만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짜파구리의 영향으로 즉석면이 잘 팔린다고 한다.
신주쿠 한국상인연합회 전무이자 신오쿠보 상점가진흥조합 이사를 겸임하는 신대영 씨(민단 도쿄본부 부단장)는 “과거 헤이트스피치나 동일본 대지진 때보다 인파가 급감했다.각 점포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신오쿠보 라이브하우스 등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류 보이그룹의 라이브도 관객이 크게 줄었다.
◆위기 쓰시마 관광... 한국으로 돌아오는 업체도
지난해부터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격감하고 있는 쓰시마 섬의 상황은 심각하다. 2018년 사상 최고 41만 명이던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약 26만 명이 다녀갔다.
한국에서는 부산~이즈하라항과 부산~히다가츠항의 페리를 운항했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되었던 작년 7월 이후, 이즈하라항편이 중지되어 관광객이 급감했다.
쓰시마시에서는 한국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운항하던 히다가쓰항편을 이용한 낚시객을 대상으로 ‘3000엔 쓰시마 쿠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장에 5000엔 분을 2000엔에 살 수 있는 특가품으로, 동포가 경영하는 민박이나 음식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다소의 희망이 보였었다.
조금씩 변화하는 상황에 쓰시마 거주 동포들도 희망을 찾았지만 한국인 방문자에게 2주 간 격리를 실시하기 직전인 3월 6일부터 완전히 발길이 멈추었다.
원래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다 보니 동포(단원)가 운영하는 민박, 음식점, 노래방, 렌터카 등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영하던 민박이나 음식점을 처분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동포도 적지 않다.